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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교회

예배당 '공유'로는 부족합니다. '협업'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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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10 12:42

오후 2시 예배, 셋방살이 설움, 낡은 간판... 기존의 '교회 공유' 모델은 실패했습니다. 이제는 대등한 관계에서의 '진짜 협업'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컨소시엄 교회'를 단순히 여러 교회가 한 건물을 쓰는 '예배당 쉐어(Share)' 정도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의 공유 모델로는 한국 교회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공유는 철저히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1. '메인 교회'와 '나그네 교회'의 비극

건물주 혹은 메인 교회가 11시 골든타임을 독점합니다. 입주하는 작은 교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오후 2시, 4시로 밀려납니다. 간판도 메인 교회 이름만 큼지막하게 걸려 있습니다. 들어가는 성도들은 늘 '남의 집에 얹혀사는 기분'을 느껴야 합니다.

이것은 협업이 아닙니다. 공간을 매개로 한 '하청'이나 다름없습니다.

메인 교회는 월세 보태서 좋고, 작은 교회는 예배드릴 곳 있어서 다행이라지만, 그 속에는 '존중'도 '시너지'도 없습니다. 그저 각자도생을 위한 불편한 동거일 뿐입니다.

2. 컨소시엄은 'N분의 1'의 대등한 권리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컨소시엄은 다릅니다. 처음부터 대등한 관계에서 공간을 마련합니다. 월세도 똑같이(혹은 형편껏) 나누고, 권리도 똑같이 가집니다. 누구 하나가 주인이 아니라, 참여하는 5개 교회 모두가 주인이 되는 구조입니다.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우리 교회"라고 말할 수 있어야 진짜 협업이 시작됩니다.

3. 공간만 합친다고요? 예배도 합쳐야 합니다!

가장 논쟁적인 부분일 겁니다. "왜 굳이 주일 예배까지 같이 드려야 합니까?"

냉정하게 현실을 봅시다. 성도들은 이미 화려한 대형 교회의 예배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반주기 하나 틀어놓고 드리는 개척 교회의 예배에서 눈물 쏙 빼는 은혜를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도들의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고 탓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어쩔 건데요? 그들이 떠나면 교회 문 닫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프트웨어(예배)도 협업합니다. 5개 교회가 뭉쳐서 찬양팀을 꾸리고, 최고의 설교를 준비하고, 시스템을 갖춥니다. 혼자서는 절대 못 만들 퀄리티의 예배를 함께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4. 52주 연합 예배, 불편함이 아니라 '무기'입니다

"연합 예배는 1년에 한 번이나 하는 거지, 매주 어떻게 합니까?" 그건 어쩌다 한 번 하니까 힘든 겁니다. 시스템이 되고 습관이 되면 오히려 훨씬 편하고 강력해집니다.

헌금 문제? 온라인으로 하거나 기명으로 자기 교회에 하면 됩니다. 새 가족 등록? 지나가다가 들어오신 분이 5개의 교회 중에서 자기 스타일에 맞는 데를 선택하면 됩니다. "교인이 왕이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대답하겠습니다. 네, 목양의 대상인 성도가 왕입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교회는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결론: 하청업체가 되시겠습니까, 파트너가 되시겠습니까?

남의 건물 귀퉁이에서 눈칫밥 먹으며 버티는 목회는 이제 그만합시다. 당당하게 내 지분을 가지고,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예배를 만들어봅시다. 그것이 컨소시엄 교회가 꿈꾸는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