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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교회

그래서, 도대체 뭘 어떻게 같이 한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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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10 11:27

막연한 '연합'이 아닙니다. 월세를 나누고, 사역의 짐을 나누고, 서로의 등을 지켜주는 구체적인 '협업'입니다.

컨소시엄 교회를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좋은 건 알겠는데, 그림이 잘 안 그려집니다. 구체적으로 뭘 같이 한다는 건가요?"

뜬구름 잡는 소리 대신,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 월세 100만 원 내기도 벅찬 작은 교회 목사님 5명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1. 공간 협업: 곰팡이 지하에서 햇살 드는 지상으로

각자 100만 원씩 월세를 내면 5명 모두 곰팡이 냄새나는 지하 상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5명이 뭉치면? 월 500만 원짜리 공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공간을 합치는 차원이 아닙니다. 번듯한 공유 오피스 같은 로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키즈룸, 향기로운 커피 머신이 있는 카페. 혼자서는 꿈도 못 꿀 인프라를 'N분의 1' 가격으로 누리는 마법입니다.

2. 주일 예배 협업: '슈퍼맨'은 그만, '어벤져스'로 뭉치자

가장 큰 에너지가 들어가는 '주일 11시 대예배'는 5개 교회가 함께 드립니다. 개척교회 목사 혼자서 설교, 찬양, 사회, 기도, 주보 만들기까지 다 하던 '나 홀로 사역'을 멈추고 역할을 분담합니다.

  • A, D교회 목사님 (설교): 말씀 연구에만 집중하여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 B교회 목사님 (찬양): 탁월한 음악성으로 예배의 감동을 더합니다.
  • C교회 목사님 (사회, 기도회): 매끄러운 진행으로 예배의 흐름을 잡습니다.

이렇게 되면 성도들은 "우리 교회가 이렇게 초라하지 않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목사님들은 과도한 사역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은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3. 주중 사역: 각자의 색깔대로 '따로 또 같이'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같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일 예배를 제외한 나머지 주중 사역은 철저하게 각 교회의 개성을 존중합니다.

  • A교회는 제자 훈련이 강점이라면 평일에 제자 훈련을 합니다.
  • B교회는 지역 봉사에 뜻이 있다면 봉사 활동을 합니다.
  • 마음 맞는 교회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도 좋습니다.

즉, "주일은 연합하여 힘 있게, 평일은 흩어져서 개성 있게" 사역하는 구조입니다. 획일화된 통합이 아니라, 다양성이 살아있는 느슨한 연대입니다.

결론: 생존을 넘어 부흥으로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협업'입니다. "혼자 하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속담은 틀렸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 생태계에서는 "혼자 가면 죽고, 함께 가야 산다"가 정답입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닙니다. 이것은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성경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혼자 짐을 지고 끙끙대지 마십시오. 당신의 짐을 나눠 질 동료들이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