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우리들의 이야기,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암보다 무서운 것이 '고립'입니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장들이 마지막으로 찾아갈 곳이 '한강'이 아니라 '교회 식탁'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를 보고 숨이 턱 막혔습니다. 대한민국 4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 아니라 '자살'이라고 합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만 나타나는 기이하고도 슬픈 현상입니다.
한창 일할 나이, 누군가의 아빠이자 남편인 그들이 왜 스스로 생을 마감할까요?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도움을 청하기 힘든 사회 분위기"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실직을 하거나 빚더미에 앉았을 때, 이 사회에는 그들이 기댈 '안전망'이 전무하다는 뜻입니다.
1. "믿음이 부족해서"라는 폭력
이 처참한 현실 앞에서 한국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혹시 벼랑 끝에 선 그들에게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다", "믿음으로 이겨내라"는 공허한 정답만 던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설교가 아니라, 당장 비빌 수 있는 '언덕'입니다. "내가 망해도 나를 받아줄 공동체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사람은 쉽게 죽지 않습니다. 지금의 교회는 과연 실패한 가장이 쪽팔림을 무릅쓰고 찾아와 "나 좀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곳입니까? 아니면 번듯한 양복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초라함만 느끼다 도망치게 만드는 곳입니까?
2. 교회는 '영적 파출소'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이어야 한다
초대 교회는 로마 사회의 가장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이었습니다. 과부와 고아, 가난한 자들이 교회로 몰려든 이유는 그곳에 가면 굶어 죽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경 공부를 시켜줘서가 아니라, '밥'을 줬기 때문입니다.
저는 '밥먹는교회'가 이 시대의 4050 가장들에게 그런 안전망이 되기를 자처합니다. 사업이 망했습니까? 회사에서 짤렸습니까? 집에 들어가기 무섭습니까? 한강 다리 위로 올라가기 전에, 우리 식탁으로 오십시오.
우리는 헌금을 걷어서 건물 올리는 데 쓰지 않습니다. 그 돈으로 당신의 밥값을 내고, 당신이 다시 일어설 때까지 버팀목이 되는 데 쓰겠습니다. 그것이 예수가 말한 '서로 사랑하라'의 진짜 의미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3. 살아야 믿습니다
죽은 자에게는 복음도 소용없습니다. 일단 살려야 합니다. 당신이 실패했어도, 돈이 없어도, 사회에서 낙오했어도 당신을 "형제님"이라 부르며 따뜻한 밥 한 끼 차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만 확인해도 사람은 다시 살 힘을 얻습니다.
'밥먹는교회'는 40대 가장들의 대피소입니다. 여기서는 당신의 명함도, 연봉도 묻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도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있을 뿐입니다.
결론: 죽지 말고 밥 먹으러 오십시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혹시 그 벼랑 끝에 서 있다면, 제발 부탁합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나오십시오.
교회는 죄인도 오지만, '망한 사람'도 오는 곳입니다. 오셔서 실컷 하소연하고, 밥 먹고, 다시 살아납시다. 하나님은 당신이 죽는 것보다, 살아서 밥 한 숟가락 더 뜨는 것을 기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