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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는교회

'자식이 망하면 내 인생 80%는 망한 거야'라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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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10 07:21

교수 엄마도, 의사 엄마도 피해갈 수 없는 '자식 성적표 = 내 성적표'의 굴레. 이 지독한 연결고리를 끊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은 참 기이한 일입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보다 '누구 엄마'로 불리는 것이 익숙한 이 사회에서, 엄마와 자식은 두 개의 독립된 인격체가 아닙니다. 마치 탯줄이 아직 끊어지지 않은 것처럼, 엄마의 행복은 철저하게 자식의 성취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1. 돈이 많아도, 명예가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사회적으로 아주 성공한 교수님입니다. 남편도 의사이고, 경제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불행합니다. 아니,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내 인생의 80%는 망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기대했던 아들이 유학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내가 교수가 되면 뭐해? 자식이 저 모양인데."

이것이 대한민국 엄마들의 현주소입니다. 내가 아무리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통장에 돈이 쌓여도, 자식의 성적표가 내 인생의 최종 성적표가 됩니다. 자식이 삐끗하는 순간, 엄마의 지난 모든 노력과 성취는 한순간에 '실패한 농사'로 전락합니다.

2. '씩씩한 척' 하는 슬픈 연극

이런 절망감을 감추기 위해 어떤 엄마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문화센터도 다니고, 봉사활동도 하고,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며 누구보다 씩씩하게 사회 활동을 합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신여성' 같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망했다"는 생각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기 때문에, 일부러 몸을 움직여 그 목소리를 덮으려는 것입니다.

화려한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텅 빈 방에 앉았을 때, 그녀들은 다시금 확인합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속마음은 이미 무너져 있구나.'

3. 유일한 해결책: '분리'를 넘어 '합일'로

이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식 인생은 자식 인생이다"라고 쿨하게 마음먹으면 될까요?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주문입니다.

이것은 심리 상담이나 마인드 컨트롤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더 근원적인 차원의 체험이 필요합니다. 바로 '신과의 합일(Union with God)'입니다.

내가 '누구의 엄마'이기 이전에, 우주적인 존재인 신과 연결된 고귀한 존재임을 온몸으로 체험해야 합니다. 내 존재 가치가 자식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이미 완전함을 깨달을 때 비로소 자식이라는 우상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4. 밥 먹고 노는 것이 거룩한 이유

그래서 '밥먹는교회'는 엄숙한 주일 예배 대신,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놉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 시간이 '하나님을 체험하는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불안에 떠는 엄마들이 모여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눌 때, 자식 이야기 말고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리고 웃을 때,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신의 임재를 느낍니다.

"아, 내 자식이 명문대를 가지 않아도, 나는 지금 여기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구나."

이 작은 깨달음들이 모여야 비로소 우리는 자식을 놓아줄 수 있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식도 숨을 쉽니다. 자식 때문에 망한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밥 먹으며 다시 살아난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결론: 당신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여러분. 자식이 조금 돌아가도, 자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당신의 인생은 결코 망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 자체로 하나님이 가장 아끼는 딸입니다.

이번 주, 근심은 잠시 내려놓고 우리랑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읍시다. 그 식탁 위에서 당신의 진짜 인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