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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AI가 신이 된 시대, 왜 우리는 여전히 예수를 찾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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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10 05:50
기술이 메울 수 없는 영혼의 구멍, 그리고 다시 듣는 광야의 외침

종교란 무엇일까요? 역사적으로 종교는 늘 '세상의 구멍을 메꾸어 주는 도구'였습니다. 중세 시대, 척박한 삶을 살던 하층민들은 죽어서 가는 천국을 꿈꾸며 고된 현실을 견뎠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통치 수단으로 악용되었을지라도, 가난한 민초들에게 종교는 유일한 숨구멍이자 위로였습니다.

이제 시대가 변했습니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코딩을 하고, 우리의 뇌까지 해킹하려 드는 최첨단 기술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종교는 필요 없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히려 더 절실해졌습니다.

1. AI 시대에도 여전한 질문: "돈과 재미, 그다음은?"

AI는 생산성을 폭발시켜 엄청난 부(富)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속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막대한 돈은 소수에게 집중될 것이고,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알고리즘으로 우리의 뇌를 조종하며 지갑을 열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더 편리해지겠지만, 더 불안해질 것입니다. "어떻게 돈을 벌까?", "어떻게 더 자극적인 재미를 찾을까?" AI가 답을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그다음 질문, "도대체 인간답게 산다는 건 무엇인가?", "이 공허함은 무엇으로 채우나?"에 대해 기술은 침묵합니다.

2. "회개하라"는 멈춤 신호

그래서 지금, 2천 년 전 예수의 메시지가 다시 필요합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이 외침은 단순히 "잘못했습니다"라고 빌라는 뜻이 아닙니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탐욕의 자본주의를 향한 '거룩한 멈춤 신호'입니다. 더 가지라고, 더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세상의 알고리즘을 거스르고, "그 방향은 틀렸다"고 선언하는 혁명의 언어입니다.

3. 쓰러진 자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

화려한 AI 시대의 그늘에는 필연적으로 낙오자가 생겨납니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사람들, 자본의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 알고리즘에 영혼을 다친 사람들.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는 이들을 AI는 '비효율적'이라며 폐기 처분하려 할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 지점에 종교가 서 있어야 합니다. 효율성으로 사람을 재단하지 않고, "당신은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곳. 차가운 기계 문명이 뚫어놓은 가슴 시린 구멍을 따뜻한 밥 한 끼와 사람의 온기로 메워주는 곳 말입니다.

결론: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영적인 것입니다

AI가 신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처절하게 사람 냄새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기계가 줄 수 없는 위로, 데이터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랑. 교회는 그 마지막 인간성을 지키는 방주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모두 "더 빨리"를 외칠 때, 홀로 "함께 가자"고 손 내미는 미련한 사랑. 그것이 AI 시대, 교회가 존재해야 할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