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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는교회

교회에서 가부좌 틀고 명상하면 이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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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09 19:23
명상은 '종교'가 아니라 마음을 닦는 '도구'일 뿐입니다.

밥먹는 교회에는 조금 독특한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명상(Meditation)' 시간입니다. 때로는 가부좌를 틀고, 호흡에 집중하며 침묵 속에 잠깁니다.

어떤 분들은 깜짝 놀랍니다. "목사님, 이거 불교나 뉴에이지 아닙니까? 교회에서 왜 이방 종교의 수행을 합니까?" 하지만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그럼 우리가 하는 새벽기도나 백일기도는 순수한 기독교의 것입니까?"

1. 이미 우리는 타 종교의 문화를 빌려 쓰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역사를 봅시다. 한국 교회의 자랑인 '새벽기도''백일 작정 기도'.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전통이라기보다, 우리 조상들이 정화수 떠놓고 빌던 무속 신앙과 불교의 새벽 예불 문화가 기독교 안으로 들어와 토착화된 것입니다.

목사님이 헌금 봉투를 들고 축복 기도를 해주는 모습은 어떤가요? 이 역시 절에서 시주 봉투를 읽으며 축원해 주는 문화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 종교의 형식을 빌려와 우리 식대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상'이라고 해서 안 될 이유가 무엇입니까?

2. 그릇이 아니라,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합니다

명상은 불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독교 역사에도 깊은 '관상 기도(Contemplative Prayer)'의 전통이 있었습니다. 다만 개신교가 너무 '말(Word)' 중심의 기도로 치우치면서, '침묵(Silence)'의 영성을 잃어버렸을 뿐입니다.

우리는 불교식 호흡법이나 자세라는 '그릇'을 빌려 쓸 뿐입니다.
하지만 그 그릇 안에 담기는 '내용'은 다릅니다.
우리는 '무아(無我)'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소음을 잠재우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기 위해 명상합니다.

3. 밥먹는 교회의 침묵 훈련

현대인은 너무 시끄럽습니다. 말도 많고, 생각도 많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려 해도 내 자아의 소음 때문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상을 합니다. 가부좌를 틀든, 무릎을 꿇든 자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주파수를 세상이 아닌 하나님께 맞추는 '거룩한 멈춤'입니다. 이 침묵의 시간이 통성기도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줄 때가 많습니다.

결론: 좋은 것은 가져다 씁시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자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귀신이 들거나 신앙이 변질되지 않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 정도 형식에 갇히는 좁은 분이 아니십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낮추고, 하나님께 집중하게 돕는다면, 명상이든 요가든 무엇이든 가져다 쓰십시오. 모든 진리와 선한 도구는 결국 하나님의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