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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교회

제안1B - 교회와 건물의 분리, 그러나 '50%의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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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09 18:04
소유(인프라)와 운영(사역)을 나누되,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법

앞서 우리는 '인프라 협의체(건물주)'와 '사역 협의체(세입자)'를 분리하는 투트랙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그룹이 100% 남남이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건물주는 "수익성"만 따지고, 사역자는 "권리"만 주장하는 전형적인 임대인-임차인 갈등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50%의 중첩: '주인 의식'의 공유

그래서 우리는 이상적인 비율로 '50%의 중첩(Overlap)'을 제안합니다. 즉, 사역 협의체(입주 목회자들)의 절반 정도는 인프라 협의체(투자자)에도 참여하는 것입니다.

왜 50%인가?
너무 적으면 주인의식이 사라져 시설을 함부로 쓰게 되고,
너무 많으면 다시 '진입 장벽'이 높아져 새로운 개척자의 유입을 막게 됩니다.
따라서 '절반은 주인이면서, 절반은 손님인 상태'가 가장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2. 핵심 제안: 인프라 협의체 vs 사역 협의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을 둘로 나누되, 연결고리를 만듭니다.

A. 인프라 협의체 (Infrastructure Partners)

공간 확보, 인테리어, 시설 유지보수,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그룹'입니다. 마치 '건물주'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 참여 대상: 사역은 하지 않지만 재정적으로 기여하고 싶은 성도(은퇴 장로, 사업가), 자금이 넉넉한 참여 교회, 외부 투자자 등
  • 운영 방식: 1구좌당 금액(예: 2천만 원)을 설정하여 지분 형태로 참여합니다.

B. 사역 협의체 (Ministry Partners)

예배, 교육, 선교, 목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그룹'입니다. 이들은 '세입자'로서 공간을 사용합니다.

  • 참여 대상: 자금은 부족하지만 목회 열정이 있는 젊은 목회자, 독자적인 목회를 꿈꾸는 개척교회 등
  • 운영 방식: 거액의 보증금 부담 없이, 합리적인 '월 회비(월세+관리비)'만 납부하고 즉시 입주하여 활동합니다.
  • 권장 사항: 사역 파트너 중 여력이 되는 50% 정도는 인프라 파트너로도 참여하여 의사결정의 균형을 맞춥니다.

3. 운영 구조 예시

이 두 그룹은 서로 다른 역할과 책임을 가집니다.

구분 인프라 협의체 (Building Partners) 사역 협의체 (Ministry Partners)
구성원 자본가, 은퇴 장로, 투자 의향 교회
(사역 파트너의 50% 참여 권장)
개척교회 목사, 사역팀
역할 보증금 마련, 인테리어, 시설 관리 월세 납부, 예배 기획, 전도, 양육
권한 공간 운영권, 지분 양도권 예배 공간 사용권, 사역 자율권
책임 시설 유지보수, 재정 건전성 확보 월세 성실 납부, 청결 유지

4. 무엇이 좋은가? (기대 효과)

첫째, 진입 장벽이 사라집니다.
돈 없는 목회자도 월세 낼 능력만 있으면 즉시 입주하여 내 목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갈등을 예방합니다.
입주자의 절반이 곧 건물의 주인이기도 하기에, 무리한 임대료 인상이나 시설 파손 같은 '갑질'과 '을질'을 서로 견제하고 조율할 수 있습니다.

셋째, 목회자는 목회만 하면 됩니다.
누수, 주차, 청소 같은 골치 아픈 건물 관리 문제는 인프라 팀이 전담합니다. 목회자는 오직 말씀과 양 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립니다.

결론: 건강한 견제와 균형

완전히 남남이면 싸우고, 완전히 하나면 썩기 쉽습니다. 적당한 거리두기와 적당한 섞임. 이 '50%의 지혜'가 우리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묶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