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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에서 주일예배는 절대적인 성역입니다. 수요예배, 새벽기도, 금요철야가 사라져가는 마당에, 일주일에 딱 한 번 남은 주일예배는 교회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되는 시간입니다.
설교는 완벽해야 하고, 찬양팀의 사운드는 웅장해야 하며, 안내와 조명까지 완벽한 '라이브 공연' 수준이어야 합니다. 왜냐고요? 교인들에게 '만족스러운 영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그들은 냉정하게 떠나기 때문입니다. "은혜가 안 된다", "힘이 안 난다"는 말은 곧 "서비스 품질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비자의 평가는 아닐까요?
1. 개척교회의 딜레마: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문제는 갓 시작한 개척교회들도 이 '황새들의 리그'에 뛰어든다는 점입니다. 자원도, 인력도, 공간도 없는데 1번 과제로 덜컥 '주일예배'부터 시작합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대형교회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눈높이가 맞춰진 교인들에게, 개척교회의 예배는 '허접한 서비스'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목사는 탈진하고, 성도는 실망하고, 결국 문을 닫습니다. 능력도 안 되면서 흉내만 내다가 본질을 놓치는 것입니다.
2. 1:1:1의 법칙 (예배도 N분의 1이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교회의 사업은 예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제, 교육, 친교, 봉사, 사회적 책임... 이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주일예배의 중요도는 1입니다. 그러나 밥 먹는 것도 1이고, 이웃을 돕는 것도 1입니다. 모두가 똑같이 중요한 하나님의 일입니다."
그렇다면 자원이 한정된 개척 초기에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예배를 멈추고 다른 것에 집중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예배만 붙들다가 다 놓치느니,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다른 '1'을 확실하게 해내는 것이 낫습니다.
3. 그래서 우리는 주일예배를 '마지막'에 합니다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우리는 주일예배를 매주 화려하게 드릴 능력이 없습니다. 장소도 마땅치 않고, 찬양팀을 꾸릴 인력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주일예배 런칭을 맨 뒤로 미룹니다. 예배가 필요 없어서가 아닙니다.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더 급하고 중요한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밥을 먹겠습니다. (식탁 공동체) 먼저 서로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삶의 나눔) 먼저 세상의 아픔을 돌보겠습니다. (구제와 실천)
이런 '삶의 예배'가 차곡차곡 쌓여 공동체가 단단해진 후에, 그때 비로소 함께 모여 드리는 주일예배는 화려한 조명이 없어도 그 자체로 감격스러운 축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결론: 허세 대신 실속을
능력도 안 되면서 대형교회 흉내 내는 '영적 허세'는 이제 그만 부리려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분수를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작은 일부터 시작합니다. 예배당 의자가 채워지는 것보다, 우리 삶의 현장이 사랑으로 채워지는 것이 먼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