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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밥먹는 교회는 조금 독특한 신학적 위치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심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뜨거운 '복음주의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의 태도는 다양한 해석을 수용하는 '자유주의 신학'의 포용성을 과감히 채용합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이 조합이 낯설고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야, 진보야?"라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이것은 모호함이 아니라 '겸손함'이기 때문입니다.
1. 코끼리 다리 만지기
우리가 다양한 신학적 견해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누구는 다리를 만지며 "하나님은 기둥 같다"고 하고, 누구는 귀를 만지며 "하나님은 부채 같다"고 합니다. 각자의 체험과 신학은 하나님이라는 거대한 진리의 일부분을 설명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보수 신학도, 진보 신학도, 해방 신학도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고 하나님을 보여주는 창문이 됩니다.
2. "우리는 하나님을 다 알 수 없다" (거룩한 불가지론)
저는 자유주의 신학에서 말하는 '불가지론(Agnosticism)'의 태도에 동의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의 이성과 언어로는 초월자이신 하나님을 100% 정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솔직한 고백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이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을 향한 비판의 칼날을 거둘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신학적 성숙의 시작입니다.
3. 밥먹는 교회의 제1원칙: "강요하지 맙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과 신앙의 색깔을 가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통성기도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침묵기도를 좋아합니다. 누군가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고, 누군가는 역사적 비평을 통해 읽습니다. 다 좋습니다. 단, 이것 하나만은 철저히 지킵시다.
[생활규약 제1조]
서로 예의를 지키고 존중합시다.
나의 신앙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맙시다.
"집사님, 기도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성경을 왜 그렇게만 해석해?" 이런 훈수와 강요는 우리 식탁에서 금지입니다. 나의 깨달음이 소중하듯, 타인의 깨달음도 소중합니다.
결론: 다양성이 꽃피는 식탁
우리는 정답을 맞히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각자 만난 하나님을 나누며 풍성해지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판단 대신 경청을, 강요 대신 존중을 선택할 때, 우리의 밥상교제는 진정한 천국 잔치가 될 것입니다. 이 낯설지만 아름다운 자유의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