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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목회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은퇴까지 남은 5년, 10년을 어떻게 보내시겠습니까?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은퇴해야지"라며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면, 그 10년 동안 교회는 서서히 늙어갈 것입니다.
최근 교계에서는 은퇴 정년을 70세에서 73세로 늘리자는 논의까지 나오지만, 이것은 답이 아닙니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교회는 활력을 잃어갑니다. 후임 목사는 60대 담임목사의 그늘에 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부목사들은 언제 자리가 날까 눈치만 봅니다.
1. 발상의 전환: 왜 항상 '젊은 부목사'만 개척해야 하는가?
우리는 흔히 '분립개척'이라고 하면, 교회에서 똘똘한 3040 부목사에게 돈을 쥐여주고 내보내는 그림을 그립니다. "자네가 나가서 젊은이들 한번 모아보게." 하지만 이것은 비효율적입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젊은 목사도 힘들고, 본교회는 여전히 변화 없이 남습니다.
저는 완전히 반대되는 제안을 합니다.
"60대 담임목사님, 아직 힘이 남아있을 때 결단하십시오. 목사님을 따르는 시니어 성도들을 데리고 나가서 '실버 처치(Silver Church)'를 개척하십시오. 그리고 본진(본당)은 3040 후임 목사와 다음 세대에게 통째로 넘겨주십시오."
2. 모두가 행복해지는 '윈-윈-윈' 전략
이 파격적인 모델은 놀랍게도 모두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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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가장 완벽한 '시니어 목회'가 가능합니다.
평생을 함께 늙어온 60대 목사님만큼 6070 성도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젊은 목사의 빠르고 세련된 설교보다, 목사님의 깊이 있는 말씀과 익숙한 찬송가가 그분들에게는 훨씬 큰 위로가 됩니다. '뒷방 늙은이' 취급받던 어르신들이 그 교회의 주역이 되는 것입니다. -
둘째, '다음 세대'가 살아납니다.
어른들이 공간과 주도권을 비워주니, 젊은 후임 목사는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다음 세대 목회를 펼칠 수 있습니다. 강단은 젊어지고, 찬양은 뜨거워지며, 떠나갔던 청년들이 돌아올 '빈 공간'이 생깁니다. -
셋째, 가장 '영광스러운 2막'이 됩니다.
은퇴 날짜만 세며 버티는 '관리자'가 아니라, 노련함을 무기로 다시 광야로 나가는 '개척자'의 뒷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이것이야말로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레거시(Legacy)입니다.
3. 선한목자교회의 실험, 그리고 우리의 제안
이미 선한목자교회 같은 곳에서는 시니어들만의 예배 공동체를 독립적으로 세우려는 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히 부서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공간적 이동'이 필요합니다.
기존 예배당 건물은 빚도 없고 인프라도 좋으니, 자본이 없는 젊은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맞습니다. 대신 경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시니어 세대와 60대 목사님은 가볍게 건물을 얻어 나가셔도 충분히 자립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진짜 어른다운 모습 아닙니까?
결론: 진짜 어른이 되는 길
"내가 이걸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본전 생각이 드십니까? 그렇다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하지만 "내 사랑하는 교회가 다음 세대에도 영원히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가장 힘 있는 자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 가장 오랜 주인이 기꺼이 나그네가 되어 떠나는 것. 그것이 십자가의 정신이며, 한국 교회가 다시 사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