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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입시 - 99명의 패배자? 아니요, 당신이 지극히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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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09 11:20
입시는 노력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당신의 좌절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입시 제도는 거대한 '의자 뺏기 게임'과 같습니다. 음악이 멈추면 모두가 의자를 향해 뛰지만, 의자의 개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100명의 청소년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100명은 모두 성실합니다. 잠을 줄이고, 코피를 쏟으며, 부모님의 기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이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버텨보려 애를 씁니다. 목표는 소위 말하는 'SKY' 대학입니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는 건 1명뿐입니다. 아무리 100명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1명은 합격하고, 99명은 떨어집니다.

1. 99명의 좌절, 그리고 착각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떨어진 99명은 깊은 좌절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돌립니다.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나쁠까?"
"나는 패배자야."

세상도 거듭니다. "네 노력이 부족했다"고 다그칩니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100명이 전력 질주를 해도 1등은 한 명뿐인 것은,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게임의 룰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입니다.

2. 당신이 '보편'이고, 쟤가 '특이'한 겁니다

저는 오늘, 좌절하고 있는 99명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좌절하지 마세요. 당신과 같은 처지가 99명입니다. 오직 1명만이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보편적(Universal)'인 것이고, 쟤가 '특이(Special)'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1%가 된 사람을 '정상'이나 '표준'으로 놓고,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 99%를 '미달'이나 '불량'으로 취급합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대다수가 속한 99%가 세상의 중심이고 표준입니다. 1%는 그저 '예외적인 케이스(Outlier)'일 뿐입니다.

왜 당신은 지극히 정상적인 다수에 속해 있으면서, 예외적인 소수가 되지 못했다고 자신을 비하합니까? 당신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건강한 다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3. 좁은 문 밖에는 광야가 있다

1%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축하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한 방향만 보고 달리는 그 좁은 트랙에서 벗어나, 비로소 '나만의 길'을 걸을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SKY라는 좁은 문을 통과한 1명은 그 시스템 안에서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하지만, 나머지 99명은 이제 각자의 넓은 광야에서 다양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세상은 성적순으로 줄 세워진 1줄짜리 사다리가 아닙니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거대한 들판입니다.

4. 하나님은 등수를 매기지 않으십니다

교회는 바로 이 이야기를 해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세상이 "너 몇 등 했어?"라고 물을 때, 하나님은 "너는 어떤 존재니?"라고 물으십니다.

하나님의 창조에는 불량품이 없습니다. 당신이 1% 안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하나님이 당신을 실패작이라 부르실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99명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유한 달란트와 소명을 심어주셨습니다.

결론: 고개를 드십시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그리고 학부모님 여러분. 구조가 만든 패배감에 속지 마십시오. 당신은 이 시스템이 담아내기엔 너무나 크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옆을 보십시오. 당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99명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패배자들의 집합이 아니라, 세상을 구성하는 건강한 다수입니다. 그 연대감 속에서, 점수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진짜 인생을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