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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은 가면서, 왜 마음의 헬스장은 안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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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12.09 08:02

부제: 기독교가 명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몸이 건강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누구나 압니다.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싼 돈을 내고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서 땀을 흘립니다. 근육을 찢고 다시 붙이는 고통을 감수하며 몸을 단련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몸을 위해 운동이 필수이듯, 마음을 위해서는 '명상(Meditation)'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유독 기독교인들은 이 '명상'이라는 단어 앞에서 멈칫거립니다.

1. "기도하면 되지, 웬 명상입니까?"

가장 많이 듣는 반론입니다. "우리에겐 기도가 있는데 굳이 명상이 필요한가?"
하지만 냉정하게 우리의 기도 생활을 들여다봅시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에게 기도는 무언가를 '추구(Asking)'하는 활동입니다.
"하나님, 주세요. 해결해 주세요. 도와주세요."
물론 이것도 소중한 기도입니다. 하지만 내 욕구와 소원을 쏟아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정작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내 영혼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들여다볼 여유가 없습니다.

2. 기도는 '하나님'을, 명상은 '나'를 향합니다

엄밀히 말해 기도와 명상은 방향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 기도 (Prayer): 나의 시선을 외부의 절대자(하나님)에게 고정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맺는 활동입니다.
  • 명상 (Meditation): 시선을 내부(나 자신)로 돌려,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를 성찰하는 활동입니다.

'나'를 모르면 '하나님'도 깊이 만날 수 없습니다.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의 찌꺼기를 가라앉히고 고요해질 때, 비로소 하나님을 향한 올바른 기도가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명상은 기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돕는 가장 강력한 준비 운동입니다.

3. 기독교에는 이미 훌륭한 '명상의 전통'이 있습니다

사실 기독교는 명상의 불모지가 아니라, 아주 깊은 명상의 역사를 가진 종교입니다.
초대 교부들과 수도사들이 했던 '침묵 기도(Silent Prayer)', 중세의 '관상 기도(Contemplative Prayer)'가 바로 그것입니다.

"명상합시다"라는 말이 껄끄럽다면 용어만 바꾸면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잠잠히 나를 비우는 침묵의 시간을 가집시다."
이것이 곧 명상이며, 현대인의 산란한 마음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결론 : 마음 근육도 키워야 합니다

몸짱이 되기 위해 헬스장에 가듯, 영적인 건강을 위해 '침묵의 골방'으로 들어가십시오.

명상은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음과 욕망으로 가득 찬 내 마음을 비워내어,
하나님이 들어오실 '빈 공간'을 마련하는 거룩한 청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