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우리들의 이야기,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종교

종교적 행위, '껍데기'가 아니라 '그릇'입니다

카카오톡 공유
작성일: 2025.12.08 22:57

부제: 진보적 신앙인이 놓치고 있는 '형식의 영성'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소위 깨어있다는 진보적인 신앙인들은 종종 '종교적 행위'를 평가절하하곤 합니다.
뜨거운 통성기도, 엄숙한 예복, 향 냄새, 반복적인 의식... 이런 것들을 '미신적이다', '구시대적이다'라며 촌스럽게 여깁니다. 오직 '이성적인 말씀 이해'만이 최고라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물(내용)을 마시려면 컵(형식)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릇이 깨지면 물도 쏟아지는 법입니다.

1. 종교는 '문화'라는 옷을 입습니다

예배의 형식, 기도의 자세, 성물을 사용하는 것 등은 절대적인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와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화적 전통'입니다.
과거에는 불교에서 종을 친다고 해서 교회 강단의 종까지 다 치워버렸던 촌극이 있었습니다. 타 종교와 비슷해 보이는 것을 병적으로 기피하는 '결벽증'이었습니다.

하지만 종교적 행위는 진리를 담아내는 그릇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그 행위가 나에게 하나님을 체험하게 하느냐'입니다.

2. 타 종교의 수행법? 훌륭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기 위해, 오랜 세월 검증된 인류의 지혜를 빌려올 수 있습니다. 그것이 타 종교의 것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 불교의 명상과 호흡: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해줍니다.
  • 가톨릭의 아이콘(성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시각적으로 묵상하게 돕습니다.
  • 수도원의 침묵 수행: 말 많은 세상에서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이것들을 사용하는 것이 곧 그 종교를 믿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우리가 요가를 한다고 힌두교 신자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러한 수행법들은 신과의 합일(Union)을 돕는 유용한 '도구(Tool)'일 뿐입니다.

3. 행위가 체험을 만듭니다

머리로만 믿는 신앙은 건조합니다. 우리 몸은 기억합니다.
무릎을 꿇을 때 느껴지는 겸손함, 향 내음을 맡을 때의 경건함, 소리 내어 부르짖을 때의 해방감.

때로는 '행위'가 '마음'을 이끌어갑니다.
형식을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결론 : 도구에 갇히지 말고, 도구를 부리십시오

진보적 신앙이 빠지기 쉬운 '지성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뿐만 아니라, 오감(五感)과 온몸으로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내게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가져다 쓰십시오.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을 하나님께 더 가까이 데려다준다면 그것은 거룩한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