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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때 몸이 중요합니까?"
우리가 흔히 접해온 서방 기독교(가톨릭, 개신교)의 전통에서 대답은 "아니요"에 가깝습니다.
기도는 영적인 활동이니 몸은 가만히 있거나, 심지어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방해가 되는 육체를 억눌러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또 다른 거대한 축인 동방 정교회(Orthodox Church)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들에게 몸은 감옥이 아니라, 하나님께 나아가는 거룩한 통로입니다.
1. 서방 기독교 : "영혼아, 육체에서 탈출하라"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서방의 교부들은 플라톤 철학의 영향을 받아 '이원론(Dualism)'적 사고를 했습니다.
- 영혼은 선하고 영원하지만, 육체는 악하고 일시적이다.
- 기도는 이 무거운 육체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영혼이 하나님께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이런 관점 때문에 우리는 기도할 때 몸을 소홀히 했습니다. 무릎이 아파도 참고, 자세가 불편해도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이 '좋은 믿음'이라고 착각했습니다.
2. 동방 기독교 : "몸이 곧 마음의 통로다"
반면, 동방의 수도자들(헤시카스트, Hesychast)은 기도를 '심신(心身) 상관의 활동'으로 보았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평온해지려면 먼저 호흡이 깊어져야 하고,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려면 몸의 자세가 올바르게 정렬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너의 호흡에 기도를 실어라."
그들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리듬에 맞춰 "예수 그리스도,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예수 기도)"를 반복했습니다.
이때 기도는 머리로 하는 사색이 아니라, 심장 박동과 호흡, 온몸의 세포가 함께 드리는 전인적인 울림이 됩니다.
3. 몸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오늘날 우리는 머리만 비대해진 채 몸을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기도조차 스트레스가 되고, 예배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거북목이 되어갑니다.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몸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몸을 학대하거나 무시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도 거룩하게 지으셨습니다.
결론 : 온몸으로 드리는 기도
기도할 때 척추를 곧게 펴십시오. 호흡을 깊게 하십시오.
당신의 몸이 곧 성전(Temple)입니다.
영혼만 빠져나가는 반쪽짜리 기도가 아니라,
몸과 마음, 영혼이 하나 되어 공명하는 충만한 기도를 드리십시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